컨텐츠 바로가기
스토리 뉴스

스토리 뉴스

대한민국 현대통계학의 선구자

회귀분석, 실험계획법, 통계적 품질관리 도입과 학문적 체계화
통계적 공정관리 패키지 개발 등 산업체 품질관리 확산 지원
과학기술정책 자문과 기고 활동을 통한 과학기술 진흥 도모

#1.(표지) 대한민국 산업통계학의 선구자 박성현 ● 회귀분석, 실험계획법, 통계적 품질관리 도입과 학문적 체계화 ● 통계적 공정관리 패키지 개발 등 산업체 품질관리 확산 지원 ● 과학기술정책 자문과 기고 활동을 통한 과학기술 진흥 도모 #2. 학력 1968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1972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공학석사(산업공학) 1975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이학박사(통계학) 경력 1977∼2010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2010∼현재 미국통계학회 펠로우 2013∼2015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기반분과 의장 2013∼2016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2017~현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포상 1980 품질관리 유공자 포상 1990 품질관리 문헌상 2000 홍조근정훈장 2008 서울시 문화상 2015 과학기술훈장 혁신장 #3. “저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항상 통계학은 절대 이론 연구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인터뷰 중) 통계학의 전문성을 산업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살아있는 학문이란 무엇인지 입증해낸 박성현 교수. 그의 교육은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며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임무는 “좋은 통계학 교재를 많이 만들고, 통계학을 제대로 연구할 제자들을 키우고, 사회에 통계학이 제대로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평생을 헌신한 그는 대한민국 산업형 과학기술자의 모범으로 자리하고 있다. #4. 박성현 교수는 1945년 이북의 황해도 작은 마을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났다.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겪으며 서울로 오게 된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학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서울중학교 시절 내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서울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늘 수석을 차지하며 수학자의 꿈을 꾸었다.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은 꿈 많던 수험생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정도였다. 그는 담임 교사의 강권으로 수학과 대신 당시 최고 인기 학과였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에 지원하게 됐다. #5. 안타깝게도 그는 화학공학이란 학문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았다. 적성을 생각하지 않고 교사의 말을 따라 전공을 택한 결과였다. 그렇게 전공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그는 교양과목으로 산업공학이라는 학문을 접하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1968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에서 산업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석사과정에서 부전공으로 공부했던 통계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에겐 운명과도 같은 통계학과의 만남이 돌고 돌아 이뤄진 셈이다. #6. 그는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시시피주립대학(Mississippi State University) 경영대학 조교수를 거쳐 1977년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당시는 우리나라에 통계학이 막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국내 통계학 발전을 위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막중하다고 느낀 그는 사명감으로 교육과 연구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7. 특히 저술 활동에 박차를 가한 그는 통계학자로는 드물게 90여 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 우리말로 된 통계학 교재가 없던 시절에 그의 전공 분야였던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 실험계획법(design of experiments)과 통계적 품질관리(statistical quality control) 분야의 교재 집필에 전력을 다했는데, 이 책들은 통계학 전공 서적으로 분류되어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다. #8. 그는 대외 강연 및 컨설팅 활동을 통해 국내 공업통계학 창시와 더불어 공업 발전에도 획기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업통계는 기업의 생산관리, 품질관리, 공정관리 등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긴요하게 사용된다. 80~90년대에 산업의 도약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공업통계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그의 공업통계 성과와 컨설팅 활동이 이를 충족시켜 주었다. #9. 평소 산업 인력들이 업무에 통계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박 교수는 화학공학과 산업공학의 기초 위에 쌓아 올린 통계학 전문성을 무기로 전국을 누비며 산업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실무자들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에 에너지를 쏟으며 실제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울산공단, 창원공단, 구미공단 등 산업단지에서 수없이 많은 강의를 통해 산업계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10. 이중 박성현 교수는 쌍용정유(현 에쓰오일)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당시 쌍용정유는 석유제품의 품질이 낮아 고민하던 중이었다. 쌍용정유의 산업 프로세스 전반을 살펴본 박 교수는 데이터에 기반한 품질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했던 외국 소프트웨어가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았고, 결국 품질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쌍용정유에 맞는 통계적 품질관리 패키지를 개발해 제공했고, 그 결과 생산되는 석유제품의 품질이 월등히 개선될 수 있었다. #11. 현대전자 역시 그의 도움을 받은 기업 중 한 곳이다. 당시 현대전자는 반도체 생산공정의 수율이 낮아 고심 중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전자를 찾아간 박 교수는 생산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가 제안한 대안은 공정개선이었다. 현대전자는 박 교수가 지적한 부분을 개선했고, 그 결과 반도체 생산 수율을 경쟁사 못지않게 올릴 수 있었다. 이렇듯 산업에 적용된 그의 통계적 방법은 우리나라 기업의 품질 및 공정관리, 신뢰성 분석의 표준이 됐다. #12. 물론 산업에서의 활약 못지않게 본업인 교육 및 연구 활동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상을 보였다. 그는 32년 6개월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박사 31명을 포함해 117명의 석·박사를 지도하며 통계학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했다. 또한, 논문 출판이 비교적 어려운 통계학 분야에서 국내외 학술지에 200여 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통계학 용어집 발간을 주도하며 통계 용어의 표준화를 이끄는 등 한국 통계학의 정립과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13. 그는 한국 현대통계학의 선구자로, 한국통계학회와 한국품질경영학회의 회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학술 활동 발전을 위해 일했다. 그는 1년에도 몇 번씩 학술발표를 위해 해외에 나가곤 했는데, 서울대 명예교수협의회에서 발간하는 ‘나의 학문, 나의 삶’에서 총 50여 개국에서 개최한 학회에 참석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통계학 연구 활성화와 한국 통계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로써 그는 대한민국학술원 종신회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미국 통계학회 펠로우, 미국품질학회 펠로우 등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명예단체의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14. 과학기술 진흥을 위해 그가 수행한 노력들도 상당하다. 그는 정년 퇴임 이후 과학기술 분야 연구자들과 과학기술 정책을 수립하고 자문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으로서 약 1조 원에 달하는 국가 연구비의 집행을 진두지휘했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 과학기술기반분과 의장으로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자문을 수행했다. #15. “일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시간 중 하나”라고 평했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재임 시절에는 기관 비전 및 전략 체계를 확립해 기관의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를 마련했고,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을 방문하며 한국과의 과학기술 교류 증진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그는 과학기술자 위상 제고를 위해 과학기술유공자 제도 도입에 앞장서는 등 과학자의 처우 개선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6. “앞으로 인류의 삶을 급속도로 바꿀 데이터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인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화학공학, 산업공학, 통계학을 아우르는 전문성과 진정성으로 학문 발전을 도모하고, 산업현장의 품질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며 국가 산업 경쟁력 향상에 일조한 산업형 과학기술자 박성현. 연구와 교육 활동 이외에도 통계학 대중화에 기여한 저술가이자 과학기술 진흥에 앞장서 온 행정가로 모범을 보여온 그의 황금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