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포라이페이스 C(PLC) 아이소자임 발견 등으로 세포 신호전달 연구의 기틀을 마련
퍼옥시레독신(Prx) 항산화효소의 발견 등으로 산화환원 생물학 분야를 개척
이화여대, 연세대, 기초과학연구원 등 한국 생명과학 기반 강화에 기여
이서구(李瑞九)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1943~현재)
- 학력사항
-
- 경력사항
-
-
1973~2005
미국립보건원(NIH)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 생화학실험실박사후연구원, 직원연구원, 선임생화학자(종신연구원)(73~88), 신호전달부문 책임자(88~94),세포신호전달실험실장(94~05), 선임생의학연구서비스(Senior Biomedical Research Service)(96~05)
-
2005~2013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약학부 석좌교수/분자생명과학기술원 원장
-
2013~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세의료원 연세의생명연구원 원장(13~15)/ 의생명과학부 객원교수(17~현재)
-
2015~2017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사장
- 포상
-
-
1991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상(Director’s Award)
-
-
2005
프리라디칼생물의학회(SFRBM) 디스커버리상(Discovery Award)
-
-
-
2014
캘리포니아 옥시젠 클럽 및 자로우 포뮬러스 건강과학상
-
2021
국제활성산소학회 “산화환원 선구자”(Redox Pioneer) 지정
이서구 교수는 세포 신호전달 연구와 산화환원 생물학 분야를 새로이 수립하는 데 기여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에서 후학 양성을 통해 한국 생명과학의 성장을 이끈 생명과학자다.
그는 서울 출생으로 1965년에 서울대학교 문리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가톨릭대학(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으로 유학을 가 1972년 화학자 존 아이쉬(John J. Eisch)의 지도 하에 유기화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소재한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의 생화학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1988년부터 6년간 생화학실험실 신호전달 부문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1994년에는 새로 개소한 세포신호전달실험실의 실장으로 부임했다. 국립보건원 초기 근무 기간에는 대장균 글루타민 합성효소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연구했으나, 종신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1980년대부터 효모 글루타민 합성효소를 정제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새로운 항산화 효소를 발견했다. 또 이 시기 동안 세포 표면 수용체에서의 신호 전달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성과도 도출했다. 국립보건원에서 개척한 산화환원 신호전달 연구는 그의 평생의 연구주제가 되었다.
2005년에 귀국한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약학부 석좌교수로 부임했으며, 동대학 분자생명과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이화여대 재직 기간 동안 과산화수소의 세포신호전달 조절 역할을 규명하며 활성산소를 독성물질로만 간주하던 여러 연구분야에 커다란 방향 전환을 가져왔다. 2013년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으며, 연세의료원 연세의생명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사장으로 부임해 2년 간 한국 기초과학 발전에 이바지했다.
그의 핵심 연구업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1980년대 동안 세포의 신호전달 체계에서 중추적인 인지질분해효소 포스포라이페이스 C(PLC)의 아이소자임 7개를 세계 최초로 분리하고 정제하여 유전자를 찾아냄으로써, 분자적 차원에서 신호전달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PLC의 여러 아이소자임이 세포 표면 수용체 의해 유도되는 신호전달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기전을 규명해 PLC를 통한 신호전달 연구를 체계화했다. 둘째, 1990년대 초에 새로운 항산화 단백질인 퍼옥시레독신(Peroxiredoxin)을 최초로 발견하고 명명했으며, 이후 퍼옥시레독신의 과산화수소 조절 기능을 발견하고, 다양한 변형기전을 통해 세포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조절자임을 밝혔다. 셋째,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유해 부산물로 여겨지던 과산화수소가 세포 내 2차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한다는 점을 발견해 산화환원 신호전달 분야를 개척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활성산소를 독성 물질로만 간주하고 연구해 온 암, 심혈관계 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의 연구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가 일생동안 출판한 총 324편의 SCI급 논문의 피인용횟수가 2024년 6월 기준 50,985회에 달한다는 점은 그의 연구의 파급효과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연구과정에서 그는 국내의 후학 양성과 생명과학 연구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미국립보건원에서 연구책임자로 본격적으로 활동하던 1979년부터 귀국하기 전인 2004년까지 수많은 한국인 박사들을 박사후 연구원으로 받아들였다. 이 가운데 40여명이 국내 대학 교수로 부임하여 한국의 현대적 생명과학의 토대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또 국립보건원에서 근무하면서도 1998년 이화여대 세포신호전달 연구센터가 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SRC) 사업에 선정되고 자연대와 약대를 융합한 생명약학대학원을 설립하는 데 기여했다. 이에 더해 미국립보건원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와 이화여대 세포신호전달연구센터의 공동연구 MOU를 체결해 2005년까지 이화여대 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이 미국립보건원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신약개발사업, 국가과학자지원사업, 노화제어기반기술사업 등 여러 연구비를 수주했다. 2013년 연세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연세의생명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한 이후로는 첨단 연구 장비를 마련하고 신임 교수를 영입해 임상 의사와 기초 연구자간 공동 연구를 체계화하고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산화환원 신호전달 연구에 일생을 바친 그의 몇 안되는 대외활동은 학회 편집인 활동이었다. 그는 미국 생화학회지 편집위원회에 다년간 봉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4년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지 Molecules and Cells의 편집인(Editor-in-Chief)을 역임하며 국내 학술지 발전에 공헌했다.
이와 같은 연구성과와 국내외 생명과학 발전을 위한 노력의 공로를 널리 인정받아 그는 국내에서는 호암과학상(1995), 한국분자생물학회 일천상(2000), 한국분자생물세포학회 청산상(2011), 미래창조과학부 지식대상(2013) 등을, 국외에서는 국립보건원 원장상(1991), 프리라디칼 생물의학회 디스커버리상(2005), 캘리포니아 옥시젠 클럽 및 자로우 포뮬러스 건강과학상(2014) 등을 수상했다.
이서구 교수는 평생동안 세포신호전달이라는 한 분야에 몰두하며 산화환원 생물학 분야를 새로이 창출하고 한국의 생명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생명과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