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물리학 이론, 특히 입자의 반응에서 편극의 영향 규명
이론물리학연구센터 등 공동연구 기반 구축과 연구리더십 발휘
교재 발간과 후학 양성으로 이론물리학 인재 양성에 기여
故 송희성(宋熙星)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명예교수
(1937~2016)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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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1960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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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66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 이학박사(물리학)
-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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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1967
미국 에너지부 에임스국립연구소(Ames Lab)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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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1975
국제이론물리학연구센터(ICTP) 준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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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2003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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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999
서울대학교 이론물리학연구센터(CTP)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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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03
제3대 한국학술단체연합회 회장
-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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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성 교수는 임의 스핀 입자 편극현상에 대한 연구성과들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이론물리 심포지엄과 이론물리학연구센터를 통해 연구공동체를 활성화하면서 한국 이론물리학의 성장을 이끈 물리학자다.
그는 군산 출생으로 1960년에 서울대 문리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Iowa State University)으로 유학을 가 1966년 입자물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연구하기 시작한 ‘고스핀 입자의 반응에서 편극의 영향’은 그가 일생 동안 관심을 가진 연구주제가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아이오와에 소재한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임스국립연구소(Ames Lab)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다. 1967년 귀국하여 서울대 공대 응용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1975년에 문리대 물리학과와 공대 응용물리학과가 통합된 자연대 물리학과의 교수가 되었다.
그는 초창기 이론물리학 교육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가 처음 부임한 서울대 공대 응용물리학과는 1964년 공학 전공 학생들에게 물리학을 충실하게 교육하고 물리학을 산업에 응용할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되었다. 초대 학과장 성백능(원자핵실험)을 비롯해 고체물리 이론과 실험, 원자핵 실험을 전공한 다른 교수들과 함께 그는 수준높은 이론물리학 교육을 시작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기였지만 학생들은 그의 수리물리학 강의를 신나는 수업으로 기억할 정도였다. 또한 그가 1984년에 발간한 『양자역학』은 최초, 최고의 한국어 양자역학 교재다. ‘송양자’로 알려진 이 책은 수식이 상세하게 설명된 친절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40여년 동안 꾸준히 이용되고 있다. 2002년에는 고급양자역학 교재로 『상대론적 양자역학: 입자물리학과 편극』을 출판했다. 또한 그는 1975년부터 2003년에 은퇴할 때까지 입자물리 이론 분야에서 33명의 석사와 11명의 박사를 키워냈다.
그의 핵심 연구업적은 입자의 충돌과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편극현상을 효율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기존의 스핀 1/2 입자의 편극밀도행렬(polarization density matrics)의 표현을 1/2보다 큰 임의의 스핀에도 적용되는 공변적 편극밀도행렬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교육에 많은 시간을 쓰고 연구비도 변변치 않았던 1970년대 초반부터 그는 국제학술지 Physical Review에 연달아 논문을 발표해 후학들에게 역할모델이 되었다. 당시 한국에서 이 학술지에 입자물리학 연구논문을 낼 수 있는 물리학자는 그가 거의 유일했다. 1970년에는 스핀 –2/3인 입자의 공변적 편극밀도행렬, 1989년에는 임의의 스핀을 가진 입자의 공변적 편극밀도행렬을 구했다. 1995년에는 중력자가 연관된 편극현상을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모든 연구과정에서 그는 후학들, 국내외 동료 과학자들과 공동연구와 국제협력을 이끄는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개인 연구 외에 그는 이론물리 심포지움과 서울대 이론물리학연구센터를 통해 한국의 이론물리학, 특히 입자물리학 연구 기반을 만드는 데도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이론물리 심포지움은 1982년부터 대우학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조직되었는데, 강의, 세미나, 토론으로 구성되어 연구지원이 열악했던 시기에 국내 이론물리학자들의 연구 구심점이 되었다. 서울대 이론물리학연구센터는 1990년에 처음 시행된 우수연구센터사업(SRC)으로 개소되었다. 그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소장으로서 연구자 육성, 국내외 학술교류 등을 통해 입자물리학을 넘어 이론물리학 전반의 인력양성과 조직적 연구 기반을 만들었다. 이론물리학연구센터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 이론물리학연구소는 2017년부터 그를 기리는 ‘일반인을 위한 계원물리학강의’를 개최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에 전념한 그의 일생에서 학회 활동은 거의 유일한 대외활동이었다. 한국물리학회에 입자물리 분과를 설치하는 데 앞장섰고 편집위원과 부회장을 거쳐 2001년에는 회장에 선출되었다. 그는 다채로운 학술행사와 물리학 대중화 행사를 통해 물리학회 50년의 성과를 널리 알리고 한국 물리학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연구성과와 물리학 발전을 위한 노력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1995년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에 선정되었고 3.1문화상 학술상(1982), 세종문화상 학술상(1995), 녹조근조훈장(2003)을 받았다.
송희성 교수는 전공자가 거의 없던 입자물리학을 앞서서 전공하고 연구와 교육에서 후학의 모범이 되어 한국의 입자물리학, 나아가 이론물리학을 국제 수준으로 이끈 선구적인 물리학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