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유치과학자로서 포항종합제철소(현 POSCO) 설계 및 추진
초대 상공부 중공업차관보로서 고유모델 자동차 육성방안 기획
한국표준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국가표준체계 마련에 기여
故 김재관(金在官)
한국표준연구소 초대 및
제2대 소장
(1933~2017)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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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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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1972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제1연구부장 겸 특수기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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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1973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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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1980
한국표준연구소(KRISS) 초대 및 제2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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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003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 명예교수
-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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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 박사는 포항종합제철소 설계, 고유모델 자동차 육성, 국가표준 체계 마련 등을 통해 과학기술에 기반한 한국 산업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과학기술자다.
그는 1933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진학했으나 6.25사변으로 전시연합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졸업 후 독일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뮌헨공과대학 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연강조직 재결정에 대한 질화알루미늄의 영향에 관한 연구”로 196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학 당시 그는 기계공학, 철강학, 금속학 등을 두루 공부했다.
졸업 후 서독 철강회사 데마그(DEMAG)에서 근무하던 그는 독일의 철강산업을 보며 보고서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방안>을 작성했다. 이 육성방안은 1964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에 방문했을 때 소개되며, 훗날 한국의 종합제철소 설립의 기반이 되었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설립될 당시 김재관은 18명의 유치과학자들 중 유일한 독일 출신 과학자로서 한국에 귀국하게 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제1연구부장으로 귀국한 김재관은 1969년 <종합제철공장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철강공업 개발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며 한국 최초의 종합제철소 건설사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재관은 한일 청구권자금의 협상을 맡은 일본 측 기술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로(高爐)방식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한국 최초의 일관제철소 ‘포항종합제철소’ 설립 계획을 관철시켰다.
1973년 포항종합제철소 1기가 준공될 무렵, 김재관은 상공부의 초대 중공업차관보로 임명되었다. 차관보로서 그는 철강 다음으로 한국의 중공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기반 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는 데 몰두했다. 이미 1962년 <자동차공업 5개년 계획> 수립 이후 기아, 새나라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외국 모델의 부품 국산화를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1966년까지 자동차 부품 국산화율은 21퍼센트에 불과했으며, 국내 자동차산업의 육성은 요원하게만 보였다.
이에 김재관은 부품 국산화를 넘어 고유모델을 개발하는 자동차 산업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구상을 담은 <자동차공업육성 5개 기본원칙>, <장기 자동차공업 진흥계획> 등을 1973년에 작성하며, 현대자동차의 포니(PONY) 개발을 지원했다. 1975년 공식 출시된 포니는 그 해에만 1만 726대가 팔리며 내수 시장의 44%를 차지했다. 1978년에는 5만 44대의 포니가 생산되었는데, 이때 부품 국산화 비율은 약 90% 수준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국 산업화의 큰 기둥이 마련될 수 있었다.
1974년 차관보 자리에서 물러난 김재관은 국립공업표준시험소 소장이 되었다. 국립공업표준시험소는 당시 공업표준의 시험, 분석, 감정을 다루는 기관이었는데, 김재관은 앞으로의 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국가 표준제도 정립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한국표준연구소 설립을 지휘했다. 미국 AID와의 500만 달러 차관 도입 협정을 체결하고 1975년 한국표준연구소가 설립되었으며, 김재관 박사는 초대 소장으로 임명되었다.
한국표준연구소 소장으로서 김재관은 다양한 최첨단 표준장비들을 도입하여 정밀계량, 계측 등에 필요한 국가표준 체계를 확립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의 표준시를 도입한 것이었다. 세슘원자시계를 바탕으로 국제원자시를 확보하고, 이를 미 해군 관측소의 이동용 원자시계와 동기화시킴으로써, 협정세계시를 확보하고 한국의 독자적인 시간 표준을 구현했다. 이처럼 시간, 질량, 길이 등 정밀산업의 필수적인 표준제도를 확립함으로써 김재관은 한국 산업의 고도화에 이바지했다.
김재관은 1971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으며, 1998년에는 5.16민족상을, 2001년에는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수상했다. 철강, 자동차부터 국가표준에 이르기까지 김재관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산업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과학자이자 실천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