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수소화물에 의한 유기화합물의 선택환원반응 연구 개척
연구와 후진 양성, 연구기반 확충으로 한국 화학계의 기틀 다짐
故 윤능민(尹能民)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19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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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미국 퍼듀대학 대학원 이학박사(화학)
-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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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 ~ 2009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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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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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능민 교수는 금속수소화물에 의한 선택환원 반응과 수소화금속을 이용한 유기합성 분야의 연구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후학들을 우수 연구집단으로 육성한 선도적인 화학자다.
유기화합물 선택환원 반응과 유기합성 분야의 국제적 연구
그는 일제강점기 평안남도에서 태어났다. 평양에서 고등보통학교까지 졸업한 후, 경성대학(현 서울대학교) 예과, 문리과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1951년 졸업 후에는 국방부 과학기술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었고, 3년 뒤부터 가톨릭의과대학 교수로서 화학을 가르쳤다. 1963년 늦은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연구에 대한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퍼듀대학에서 그는 평생의 연구주제를 만났다. 그의 지도교수인 허버트 브라운(Herbert C. Brown)은 가수소화붕소 첨가반응과 함께 알루미늄과 붕소수소화합물을 이용한 선택환원, 두 분야를 개척 중이었다. 그는 이 중 선택환원 분야를 집중 연구했고 대학원 재학 기간은 물론 귀국한 이후에도 브라운 교수와 이 주제에 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1968년 박사학위 후 서강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009년 명예교수로 퇴임할 때까지 약 1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쳤다.
윤능민 교수의 연구업적은 개척자적 연구를 수행하여 후속 연구를 촉발했다는 특징이 있다. 첫째, 그는 금속수소화물에 의한 유기화합물의 선택환원 특성을 계통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이는 브라운 교수가 발견한 알루미늄 붕소 수소화물의 선택환원을 체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먼저 실험에 적용할 56개 유기화합물을 선택하고 각 유기화합물에 대한 금속수소화물, 예를 들어 리튬 알루미늄 수소화물(LiAlH4)의 환원 특성, 알루미늄 수소화물, 붕소수소화물인 BH3-THF 등의 환원 특성을 차례로 조사했다. 각 금속수소화물에 대해 이러한 계통적 연구결과가 축적되면 연구자들은 목표에 가장 잘 맞는 시약과 합성방법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둘째, 그는 선택환원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였다. 보란(BH3) 등 알려진 환원제에 여러 가지 R기 또는 다른 치환체를 도입하여 유도체들을 개발하고 각 유도체들이 모체와 다른 환원성을 보인다는 점을 밝혔다. 개발된 유도체들은 기존 환원제와 다른 선택환원 반응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특정한 선택성이 필요한 화학반응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연구영역인 비대칭 가수소화붕소 반응 분야를 개척했다. 이것은 특정물질에 가수소화붕소 반응을 시켜 카이랄성(손대칭성) 화합물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그는 카이랄성 알코올을 합성하는 기초연구를 통해 비대칭 가수소화붕소 반응의 특성을 보였는데, 이는 다른 연구자들이 붕소화합물을 이용한 비대칭 합성법을 개발하는 촉진제가 되었다.
서강대 유기반응연구센터를 이끌며 선도 연구그룹 형성
한일 유기화학 심포지엄의 창설과 정례화로 국제교류 촉진
윤능민 교수는 후학 양성과 연구집단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재임기간 중 10명의 박사와 51명의 석사를 키워냈다. 대학의 연구 환경이 미비했던 1970년대, 1980년대에도 그는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또한 1990년에는 한국과학재단의 우수연구센터 사업에 선정되어 서강대에 유기반응연구센터를 조직하고 9년 동안 센터장으로서 집단연구를 이끌면서 한국 유기화학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1980년부터 일본 연구자들과 열고 있는 연례 유기화학 공동 심포지엄의 산파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업적, 후학 양성, 집단연구 조직화 등의 성과를 통해 윤능민 교수는 한국의 화학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에 국민훈장 모란장, 1990년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1993년에 대한민국학술원상, 1995년에 인촌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