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적 부동점 정리’ 통일화와 ‘추상블록공간 이론’ 정립
교육과 후진 양성, 대중저술로 한국 수학계의 기틀을 다짐
박세희(朴世熙)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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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
미국 인디애나대학 대학원 이학박사(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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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수학 교육의 기틀을 다지고 우수한 후진 양성
박세희 교수는 비선형해석학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업적을 거둔 수학 연구자이고, 서울대학교에서 60년 가까이 봉직하면서 수학과의 학부와 대학원 교육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수학 교육자이며, 활발한 대중 저술로 수학과 수학사, 수학철학 등의 대중화에 기여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 독서광이었고 문학과 철학, 역사 등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으나,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을 목격하면서 정치와 이념에 좌우되지 않는 과학 연구에 뜻을 두게 되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문학, 철학, 역사 등 인문계 과목을 활발히 수강했는데, 이는 뒷날 그의 저술 활동에도 도움을 주었다. 수학을 전공한 것은 고급인력에 대한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았던 1950년대 한국 사회에서 “최소한 고등학교 교사는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은사(최윤식 교수)의 권유로 대학원에 들어갔고, 이후 무급조교부터 시작하여 정년 후 명예교수 기간까지 약 60년에 걸쳐 서울대학교 수학과 한 곳에 헌신했다.
비선형해석학에서 7백여편의 논문 발표하여 국제적 인정
박세희 교수는 60여 년의 연구 이력에 걸쳐 405편의 연구논문, 304편의 미국수학회 Mathematical Reviews 게재 논문, 104편의 수학사와 수학철학 해설논문, 29권의 저서와 역서 등 842편이라는 방대한 업적을 남겼다. 또한 국제학술회의 연구 발표 160여회, 국내회의와 대학 초청강연 100여회 등을 통해 한국 수학계의 활성화는 물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했다.
박세희 교수의 수학적 업적은 ‘비선형해석학에서 해석적 부동점 정리들을 통일’한 것과 ‘추상볼록공간의 이론을 정립’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해석학에 나오는 여러 가지 부동점이론의 정리들을 한 이론으로 만든 것으로, 박 교수는 이 업적으로 1994년에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았다. 두 번째 업적은 첫 번째의 연장선상에 있는데, 폴란드 학자들이 만든 추상볼록공간 정리에서 파생되는 백여 개의 정리와 그것과 관련된 일반적인 연구를 하나로 요약한 이론이다. 그는 이 안에서 새로운 방대한 논리체계인 ‘Grand KKM Theory’를 확립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390여 회 인용되는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그의 업적은 모두 서울대학교 수학과(현 수리과학부)를 무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박세희 교수는 교육자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오랜 기간 서울대학교 수학과에 재직하면서 30여 년간 세미나를 주재하며 15명의 석사와 12명의 박사를 양성했다. 또한 교과과정과 교재를 현대화했고, 서울대학교 수학과의 첫 번째 신제(新制) 박사를 배출하는 등 대학원 과정의 교육과 연구를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활발한 대중저술로 수학과 수학철학의 대중화에 기여
그는 또한 대한수학회 활동을 통해 한국 수학계의 토대를 다지는 데에도 기여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1959년 이후 오래도록 대한수학회의 여러 직책을 역임하면서 학회 운영, 학술지 창간, 기금 모금 등 많은 일을 도맡아 했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는 대한수학회 회장을 맡아 학술지 현대화, 수학회상 신설, 춘계발표회 복원, 기금 확립, 수학교육심포지엄 창립, 『수학논총』과 <뉴스레터> 창간, 지부 제도, 분과 제도를 확립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2015년 2월에는 『대한수학회 70년사: 1946-2016』의 편찬위원장을 맡아, 이듬해에 844쪽에 이르는 성과를 성공적으로 내놓았다.
이밖에도 박세희 교수는 대중과 만나는 글을 통해 수학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각종 교과서의 편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 수학과 수학사, 수학철학 등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대중서를 저술하거나 번역하여 불모지와 다름없는 이 분야를 개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