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백신 등 의약품 개발로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
국내 첫 민간연구법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하여 생명과학 연구기반 조성
故 허영섭(許永燮)
前 GC녹십자 회장 (1941~2009)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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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독일 아헨공과대학 금속공학과 디플롬(야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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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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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 2009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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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 1994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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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 1997
한국생물산업협회 초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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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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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인도네시아 정부 사트리아 바크티 수하다 카르티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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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백신 등 의약품 개발로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하고 GC녹십자를 최고의 백신 전문제약사로 성장시킨 바이오제약 경영인
허영섭 회장은 GC녹십자의 사장 및 회장을 역임하면서 헤파박스 등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내고 GC녹십자를 최고의 백신 전문제약사로 성장시킨 바이오제약 경영인이다.
그는 독일 유학 중 병역을 마치기 위해 1970년 급히 귀국해 방위산업체이자 선친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던 극동제약(이듬해 녹십자로 상호 변경, 현재의 GC녹십자)에 입사했다. 그는 공무부장, 관리부장, 기획실장을 거쳐 총무담당 상무, 전무이사를 역임한 후 1980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많은 제약회사들은 해외 제약사의 약품을 복제해서 판매하는 데 주력했지만 그는 ‘만들기는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필수의약품을 개발’하여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하고자 특수의약품 분야를 우직하게 개척해나갔다. GC녹십자는 1983년 12년 연구 끝에 B형 간염백신인 <헤파박스>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였다. 헤파박스로 인해 녹십자의 연간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B형 간염환자들은 수입가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저렴한 값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한국의 B형 간염보균율은 13%에서 선진국 수준(2~3%)으로 떨어졌고, 이는 국가 위상 제고에도 큰 역할을 했다.
GC녹십자는 일본뇌염백신, DPT(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을 개발했으며, 국내 최초이자 세계 여섯 번째로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했다. 1988년 유행성출혈열 백신 <한타박스>를 개발했고,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두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플라즈마네이트, 알부민 등 수입에 의존하던 필수 의약품을 국산화했으며, 고부가가치 의약품인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를 개발하여 해외 수출도 본격화했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개발했으며, 최근 중국 희귀의약품전문기업에 그 기술을 수출했다.
GC녹십자는 2009년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계절독감백신을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공급했다. 신종플루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전세계가 패닉상태에 빠졌을 당시 팬데믹 발생 수개월 만에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공급하여 신종플루 진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신종플루 백신은 외화절감, 바이러스 전염 차단에 따른 의료서비스 비용 절감은 물론, 극도의 공황상태에 이른 국가적 혼란의 안정 등 사회적 비용까지를 감안하면 단순한 금전적 측면을 넘어 몇 배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국제 백신 가격이 치솟아 수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영섭 회장은 눈에 보이는 수익을 포기하며 국내 우선 공급원칙을 지켜 국가 보건안보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B형 간염백신으로 거둔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에서 1984년 목암생명공학연구소(현재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과학기술처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제1호 순수 민간연구법인인 목암연구소는 유전공학 등 첨단 생명기술을 토대로 각종 질병의 예방과 진단 및 치료방법을 개발하여 국내 생명과학 연구기반의 조성과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1990년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는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이 혈우재단은 혈우병 환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관절수술과 재활치료를 활성화시켰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응고인자, 간염, HIV 등에 대한 정기 무료검사, 보인자 검사를 통해 혈우병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허영섭 회장은 탁월한 바이오제약 경영자이면서도 항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존경받는 기업인이었다. 2009년 68세로 타계한 그는 자신의 주식과 유산 3분의 2를 장학재단과 연구재단에 기부함으로써 마지막까지 사회적 모범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