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 대덕연구단지 탄생시킨 과학기술계 대부 개발도상국에 과학기술개발계획 등 우리의 노하우 전수에도 힘써
故 최형섭(崔亨燮)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초대 소장 (1920~2004)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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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04 ~ 1944.09
일본 와세다대학교 이공학부 채광야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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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01 ~ 1955.08
미국 노틀담대학원 공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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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09 ~ 1958.07
미국 미네소타대학원 공학박사(금속공학)
-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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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04 ~ 1966.02
원자력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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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02 ~ 1971.06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초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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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06 ~ 1978.12
과학기술처 장관
-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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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5
닛케이 아시아 국제대상(일본경제신문사)
KIST 설립, 대덕 연구단지 조성, 한국과학재단 설립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사의 큰 획을 그은 과학자이자 과학행정가
최형섭 박사는 KIST 설립, 대덕 연구단지 조성, 한국과학재단 설립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사의 큰 획을 그은 과학자이자 과학행정가다.
최형섭 박사는 민족이 부강하려면 지하자원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일본 와세다대에서 채광야금학을 공부했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련공학을 연구해 철광석을 비롯한 비황화광물의 분리, 선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논문으로 195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귀국해 낮에는 원자력연구소에서, 밤에는 자신이 주도해 설립한 금속연료종합연구소에서 금속공학 분야의 여러 주제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 분야는 금속공학의 계면현상과 부선(浮選)이론, 습식야금, 금속재료의 기본 특성, 초내열합금의 개발, 고급강의 제조 및 과학기술 개발정책과 연구관리 등이었다. 그는 금속공학자로서 계면현상과 부선(浮選)이론, 습식야금 등 금속공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거뒀다. 그의 연구는 미국 금속학회에서 출간한 이 분야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부유선광’의 제 7장 중 산화광 부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결정구조가 계면현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그가 처음으로 착안해서 시도한 것으로 현재 관련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개척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형섭 박사는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설립되자 초대 소장으로 임명되어 연구소의 원활한 설립과 운영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운영이념으로 ‘연구의 자율성’, ‘연구의 안정성’, ‘연구 환경의 조성’을 내세웠으며, 해외에서 활동하던 우수한 한국인 과학기술자들을 유치해 연구소를 짧은 기간에 국내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KIST 운영 체제의 설정에 있어서 ‘계약연구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구자의 책임 있는 업무 수행'이라는 공업기술연구 추진의 새로운 연구개발체제를 확립하는데 이바지했다. 이 제도로 인해 기업이 연구를 위탁할 경우 위탁연구비 전액을 면세 조치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초대 소장으로서 KIST를 성공적으로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그의 노하우와 경험은 이후 설립된 여러 정부출연연구소들에 대부분 그대로 적용됐다. 이러한 KIST의 운영 이념은 개발도상국의 기술 개발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행정기반을 정립하고, 이를 개발도상국에 전파
최형섭 박사는 1971년부터는 7년 반 동안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재임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과학기술개발의 세 가지 기본방향으로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구축’, ‘산업기술의 전략적 개발’, ‘과학기술의 풍토조성’을 내세웠고, 이를 실천했다. 이 기본 방향을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 연구소와 학원이 공존하는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을 추진했으며, 정보산업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처에 정보산업국을 설치하는 등 산업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 체제를 공고히 했다. 그는 또한 기초과학의 육성을 위해 한국과학재단의 설립에도 노력을 기울였고, 초대 이사장을 맡아 국가가 요청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기초부터 응용, 개발연구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연구개발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체제도 정립했다.
최형섭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개발전략을 제시하고, 개발도상국들이 과학기술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1980년 일선 업무에서 퇴임한 후 UN 산하 각 기관의 요청에 따라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개발정책 및 계획에 대해 자문했으며 각종 국제회의에 초청되어 기조연설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했다. 1988년에는 유엔과학기술개발기구의 자문위원으로 선출되어 더욱 그 활동무대가 넓어졌고, 연평균 5회 이상 개발도상국들을 방문해 그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활동 결과 그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단행본인 ‘개발도상상국의 공업기술연구’와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개발 전략’을 펴냈으며, 한국인 최초로 1994년 러시아과학아카데미의 외국회원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