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이론물리학자로 초창기 우리나라 물리학 교육, 토착화에 기여 이휘소 박사와 함께 미국 물리학 발전 계보에 이름 올린 2명의 한국인
故 조순탁(趙淳卓)
前 한양대학교 교수 (1925~1996)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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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
미국 미시건대학교 (물리학) 이학박사
-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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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 1964
서울대학교 교수, 이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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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 ~ 1974
서강대학교 교수, 이공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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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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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이론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통계물리학자
조순탁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이론물리학자로 1958년 발표한 조-울렌벡 이론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한국 물리학계 개척자다.
볼츠만 방정식을 발전시킨 '조-울렌벡 이론으로 통계물리학 분야 새로운 장 열어
조순탁 교수는 ‘고밀도 기체의 운동학적 이론(The Kinetic Theory of Phenomena in Dense Gases)’이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통계물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조지 울렌벡(George E. Uhlenbeck)의 이름을 함께 넣어 이른바 ‘조-울렌벡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이론은 비평형 통계역학 분야의 오랜 숙제를 해결한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1946년 러시아 학자 보골리보프(Bogoliubov)는 이상 기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볼츠만 방정식을 바탕으로 실제 기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제시했다. 이 결과를 이차, 삼차 또는 보다 높은 차수의 충돌을 고려해 기체운동론을 전개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이론을 발전시킨 물리학자가 바로 조순탁 교수다. 즉, 조-울렌벡 방정식은 밀도가 작지 않은 계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볼츠만 방정식을 일반화시킨 최초의 체계적인 기체 운동학 방정식으로 운동학이론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은 정식으로 학술지에 게재된 적은 없지만, 대학원 교재에서 하나의 장으로 기재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내용이다. 이 논문은 물리학 학술지에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학위 논문 자체가 모든 통계 역학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으며, 고밀도의 기체에 대한 비평형 통계역학 분야에서의 유명한 업적이다. 그의 이론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이론으로 통계물리학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20세기 미국 물리학 발전에 관한 계보를 살펴보면 통계물리학 분야의 경우 에렌페스트에서 출발하여 울렌벡을 거쳐 조순탁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미국 물리학 발전 계보에 오른 한국인이 2명 있는데, 그 물리학자들이 바로 조순탁 교수와 이휘소 박사다.
국내 최초 1.5 MeV 사이클로트론 입자가속기 건설 주도
조순탁 교수는 1958년 미시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론물리학자로 초창기 우리나라 물리학 교육과 토착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귀국 후 국내 최초의 1.5 MeV 사이클로트론 입자가속기 건조를 주도했으며, 이론과 실험의 조화를 강조하며 이 일에 헌신했다. 그는 이론물리학자이면서도 실험물리의 중요성을 항상 주장했다. 과학이 진정으로 뿌리를 내리려면 이론과 실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실험을 강조했다.
조순탁 교수는 해방 이후부터 40여 년간 서울대, 서강대, 한국과학원,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며 인재양성에 힘썼으며 1973년에는 한국물리학회에 열 및 통계물리 분과를 창설해 우리나라 통계물리학 발전을 선도했다. 후학들에게 교수로서 강의뿐만 아니라 특히 매주 토요일 오후에 모이는 ‘통계물리 세미나’를 다년간 주관하며 우리나라 통계물리학을 발전시키는 밑거름 역할을 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설립 초기에 재학생이면서도 후배 학년의 강의를 맡을 만큼 우리나라 초창기 물리학 태동기부터 후학 양성에 기여했다. 1958년 미시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에 계속 교수로 봉직하다가 1964년에 새로 개교한 서강대학교로 옮겨 10년간 이공대학장 등을 역임하면서 후학 양성과 교육행정에 주력했다.
뒤이어 1974년에는 새로 설립된 한국과학원 원장으로 취임해 과학원이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연임에 성공해 과학원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6년간 원장직을 맡아 후진을 양성했다. 1981년 학술원 회원이 된 후에는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와 대학 및 대학원 수준의 통계물리 전문서적을 저술, 후학 교육에도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