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군’ 2종과 이미 발견되었던 20여개 단순군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 한국 수학자 최초로 세계 저명 학술지에 논문 게재, 캐나다 왕립학술원 정회원
故 이임학(李林學)
UBC 명예교수 (1922~2005)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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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 1944
경성제국대학 물리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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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 1955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Ph. D
-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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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 ~ 2005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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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딴 ‘리군(Ree群)’ 이론으로 세계 수학사에 큰 족적 남겨
이임학 교수는 1960년대 새로운 단순군(群)인 ‘리군(Ree Group)’을 발견한 군이론의 대가이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수학자다.
그가 발견한 ‘리군’ 2종과 이미 발견되었던 20여개 단순군에 대한 연구결과는 그를 세계 수학계의 거목으로 만들었다. 당시 수학계에서는 단순군(simple group)의 분류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임학 교수는 1957년 슈발레의 방법으로 구성된 군들이 조르당-딕슨의 고전 군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밝히고 이들이 예상하는 성질을 지님을 증명했다. 나아가 1960년에는 새로운 종류의 단순군들의 무한한 두 모임을 찾아내 자신의 이름을 따 ‘리군(Ree Group)’이라 명명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명쾌하면서도 대단히 효과적이어서 세계 수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수학자 다외도네(J. Dieudonne)는 그의 저서 ‘순수 수학의 파노라마’에서 군론을 근원적으로 창시한 21명의 위대한 수학자 중 한 명으로 이임학 교수를 꼽았다.
‘리군’에 대한 연구논문은 1984년부터 10년간 90여 편이 나올 정도로 그의 연구는 세계 수학사에 중요한 연구업적이 되었다. 현재도 ‘리군’은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미국 수학회에서 간행되는 수학 리뷰지를 검색하면 최근 논문 중 제목에 ‘리군’을 포함하는 논문이 20편을 넘으며, 논문과 리뷰에서 ‘리군’을 포함하는 논문은 100여 편이나 되어 지금도 ‘리군’의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다.
세계 저명 학술지에 한국인 최초로 논문 실은 수학자
일본 이와나미 수학사전에도 그의 리군 이론이 기록되어 있으며, 영국 수학 아카이브 수학사 사이트에도 한국인 수학자로 유일하게 이름이 올라 있다. 이임학 교수는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1963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캐나다 과학자의 최고 영예인 캐나다 왕립학술원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해방 후 1946년 24세의 나이로 경성대(현 서울대) 수학과 교수가 된 그는 1947년경 남대문시장의 헌 책방에서 국제 수학 학술지인 Bulletin of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를 구해 저명한 수학자인 막스 초른(Max Zorn)이 쓴 논문을 읽고 초른이 잘 모르겠다는 문제를 풀어 그에게 보냈다. 이 논문은 이임학도 모르는 사이에 1949년 같은 잡지에 게재되었다. 이 논문은 나중에 유명한 해석학자인 프린스턴대의 Bochner 교수가 자기도 관심이 있었던 문제인데 풀렸다고 평할 정도로 좋은 논문이었고 우리나라 수학자로는 처음으로 세계 저명 학술지에 논문이 실린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해방 후 우리나라 수학교육계의 기반 닦아
이임학 교수는 1946년부터 1953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현대대수학, 고급정수론, 위상수학 등을 가르쳤다. 당시 미분적분학은 그랜빌 스미스 롱리의 영문판 교재를 사용했는데, 이임학 교수는 그 책의 편역판을 1948년 처음 출판했다. 그 후에도 ‘고등대수학’ ‘미분학’ ‘평면해석 기하학’ 등 대학 교재들을 직접 집필하고 여러 권의 번역서를 펴내는 등 황무지와도 같았던 해방 후 우리나라 수학교육계의 기반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 1953년 서울대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제닝스 교수의 지도 아래 2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재직하며 1960년까지 총 16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