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개발로 고체 추진제 및 유도조종장치 등 핵심기술 확보
'기계공업 육성방안'을 통해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의 토대 제공
단암시스템즈를 설립하여 항공우주 전자장비를 국산화
이경서
단암시스템즈(주) 회장
(1938~현재)
- 학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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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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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1971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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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1980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및 항공사업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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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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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대한민국 100대 기술 주역 (한국공학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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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 (미래창조과학부)
이경서 박사는 1970년대 유도무기 개발을 주도하여 방위산업의 기술적 기반을 형성하고,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국방연구자다.
그는 1959년부터 1966년까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196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의 유체기계연구실장으로 부임하였으며,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 대전기계창(제1연구소) 소장 및 책임연구원을 역임하며 국가 안보와 직결된 연구 개발을 수행하였다. 특히, 그는 한국 최초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백곰' 개발 사업을 총괄 지휘하여 국내 미사일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이는 기계, 전자, 화공 등 연관 산업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경서의 가장 주된 공적은 1970년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수행한 유도탄 개발 사업이다. 1970년대 초, 닉슨 독트린 발표와 주한미군 감축 논의 등으로 안보 불안이 가중되자 정부는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위해 장거리 유도무기 개발을 결정하였다. 이경서는 백곰 개발사업 본부장을 맡아 당시 전무했던 국내 유도무기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개발 과정에서 난관은 선진국의 기술 통제였다. 이경서는 연구팀을 이끌고 고체 추진제 제조 공정, 로켓 추진기관 설계 및 제작, 비행체 설계, 유도조종장치(INS) 등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였다. 연구진은 보안 유지를 위해 외부와 격리된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하였으며,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관련 기술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78년 9월 안흥시험장에서 실시된 ‘백곰’ 미사일의 공개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으며, 확보된 기술은 이후 '현무(NHK-2)' 미사일 등 후속 유도무기 체계 개발의 기술적 기반이 되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축적된 정밀 기계 가공 및 소재 기술은 민간 산업 분야로 파급되어 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미사일 개발에 앞서 이경서는 국가 산업정책 수립에도 관여하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재직 시절인 1970년, 그는 상공부의 의뢰를 받아 <기계공업 육성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당시 정부는 경공업 위주의 수출 주도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하고 중화학공업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이경서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기계공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조선공업을 선도산업으로 선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조선업은 소재, 부품, 조립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기계공업 전반을 견인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선, 종합기계, 주물, 특수강 등 4대 공장을 건설하여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안하였다. 이 제안은 1973년 정부의 ‘중화학공업화 선언’과 창원 기계공업단지 조성 계획의 기초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방위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중공업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다.
1980년대 초 정치적 상황 변화로 국방과학연구소를 퇴직한 이경서는 이후 기업 경영을 통해 기술 개발을 지속하였다. 그는 1985년 단암시스템즈(구 단암전자통신)를 설립하여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항공전자 장비의 국산화에 주력하였다. 주요 개발 성과로는 미사일 및 우주발사체의 비행 상태 정보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원격계측(telemetry) 시스템, 무기체계 간 정보를 교환하는 데이터링크 기술, 그리고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위치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항재밍(anti-jamming) GPS 수신기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국산 유도무기 체계의 성능 개량뿐만 아니라 나로호, 누리호 등 국가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적용되어 국내 항공우주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경서는 1979년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았으며, 그가 개발을 주도한 '백곰' 관련 기술은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술',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광복 70주년 기념 70대 과학기술 성과'에 선정되었다. 그는 1970년대 척박한 연구 환경 속에서 과학기술을 통해 자주국방과 경제 성장의 기틀을 동시에 마련한 과학기술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