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8인 유공자에 ‘유공자 증서’ 수여
후배들의 헌정 강연 및 좌담, 유공자 소감 발표 진행
2022 세종과학기술인대회 단체사진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오신 유공자의 헌신과 열정 덕분에 후배들이 그 길을 따라 걸어 올 수 있었다.”(노정혜 서울대학교 교수)
“세계가 보는 한국은 기술 국가임이 명확하고, 그 위상을 높이는 데 유공자의 노고가 지대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이광형 KAIST 총장)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인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헌신하셨다.”(남좌민 서울대학교 교수)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연구에 임하셨던 유공자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희망을 상상하기 힘들었던 때 비전을 가지고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신 덕분에 젊은 과학자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 같다.”(박용근 KAIST 교수)
“열정으로 꿈꾼 모든 것들이 과학기술을 발전하게 하는 큰 나무가 됐다. 많은 후학들이 배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셨다.”(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
오늘날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있게 한 거목들을 향해 모두가 허리 숙여 존경심을 표했다. 후학들은 한목소리로 유공자들의 업적이 있었기에 현재의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헌신으로 우리나라는 전쟁의 상흔을 넘어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는 “열정으로 꿈꾼 모든 것들이 과학기술 발전을 이끈 큰 나무가 됐다”며 “유공자의 노력과 헌신으로 많은 후학들이 배출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유욱준)이 주관한 '2022 세종과학기술인대회'가 5월 3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2021년도에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된 8인에 대한 대통령 명의 증서 수여와 유공자의 업적을 기리고 돌아보기 위한 헌정강연, 좌담 등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병행(유튜브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채널)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민 국회의원, 조완규 과학기술유공자회 회장, 과학기술유공자 및 가족·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욱준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8분의 과학기술유공자들이 각 분야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과학강국 대한민국의 토대를 구축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유공자들의 뜻을 이어 받아 후학들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세계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 과학기술유공자의 헌신에 보답하다
과학기술유공자 8인 증서 수여
1부에서 과학기술유공자 지정 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유공자 증서는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증명하는 문서로, 그들의 업적이 나라에 기여했음을 의미하는 징표가 된다. 이날 과학기술유공자 증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전수했다. 작고 유공자의 경우 유족이 대신 증서를 수여받았다.
수여식 이후 이어진 기념사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학기술유공자들은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개척했으며, 이분들의 헌신으로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과학기술인이 명예와 자긍심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매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인류 후생을 증진시키는 데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학기술계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의원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 과학기술국가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과학기술유공자들을 기억하다
노정혜 서울대 교수, 이광형 KAIST 총장 강연
2부 헌정행사는 분야별 헌정강연과 유공자의 업적에 대한 좌담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헌정강연에서는 노정혜 서울대학교 교수와 이광형 KAIST 총장이 연사로 나서 강연했다.
첫 번째 순서로 단상에 오른 노정혜 교수는 자연·생명분야 유공자들의 업적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헌정강연을 할 수 있게 되어 후배로서 큰 영광”이라고 말한 뒤 ▲물리화학분야 이익춘 교수 ▲의학분야 김정룡 교수 ▲분자생물학분야 박상대 교수 ▲균학분야 김삼순 박사의 업적을 차례대로 소개했다.
이어 노 교수는 “한국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도 과학기술의 기반을 만드시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신 부분들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그 길을 따라 후배들이 걸어 올 수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드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노정혜 서울대학교 교수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이광형 KAIST 총장은 엔지니어링 및 융합·진흥분야에 선정된 ▲수학분야 명효철 교수 ▲로봇공학분야 변증남 교수 ▲자동차공학분야 이현순 고문 ▲과학기술정책분야 정근모 교수 등 유공자 4인의 업적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얼마 전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을 주제로 발표의 포문을 열었다. 이 총장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보면 전체 7페이지 분량 정도 되는데, 거의 반 정도가 기술 분야에 해당된다”며 “이는 기술국가 한국의 위상을 미국도 인정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한국의 위상이 이처럼 격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공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후학들이 그들의 정신을 본받아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형 KAIST 총장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 과학기술유공자가 걸어온 삶을 반추하다
젊은 과학기술인들 ‘미래 세대가 본받아야 할 유공자의 업적’ 주제 좌담
과학기술유공자들의 삶은 젊은 과학기술인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헌정강연 후에는 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 남좌민 서울대학교 교수,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용근 KAIST 교수 등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미래 세대가 본받아야 할 유공자의 업적을 주제로 좌담을 이어갔다. 그들은 과학기술유공자가 걸어온 삶을 젊은 세대가 기억하고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좌민 서울대학교 교수
“과학기술에는 국경이 없다. 국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 연구를 하다보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도 발전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유공자가 그런 삶을 살아오셨다. 세계 속에서 학문으로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셨다. 유공자가 살아온 삶을 보면 지금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가이드를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연구 환경이 좋아진 지금, 젊은 과학자들은 더욱 더 노력해 세계적인 학자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유공자의 삶에 대해 젊은 과학자들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겠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그들의 삶을 키워드로 요약해보면 열정과 끈기라고 할 수 있겠다. 연구 환경이 바뀌고, 기술력도 우수해졌지만, 연구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연구한 결과들이 업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보면서 다시 열정을 되새기게 됐다. 우리가 연구를 하다보면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 실패가 두려워 연구를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 끈기와 열정으로 이뤄낸 선배들의 연구 열정을 학생들에게 꼭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
“부끄러움이 가득하다. 현재까지 77분의 유공자가 헌정되셨는데 업적을 잘 모르고 있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과학기술 기틀을 다진 유공자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박용근 KAIST 교수
“유공자의 노력과 헌신 덕분에 우리가 지금의 경제 수준을 영위할 수 있었다. 유공자들의 업적은 자신의 성공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기반이 됐다. 지금 부족한 것 없이 연구하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희망을 가질 수 없었던 시대에 비전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했던 그들의 노력이 지금의 젊은 과학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후배 과학자들도 이 점을 명심해 연구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왼쪽부터) 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 남좌민 서울대학교 교수,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용근 KAIST 교수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 “훌륭한 과학기술인의 육성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유공자들의 소감 발표였다. 박상대, 이현순 유공자와 작고 유공자 유족 대표로 김정룡 유공자의 아들 김범준 서울대 교수가 단상에 올랐다.
박상대 유공자는 국가를 향한 고마움과 스승에 대한 바람을 함께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좋은 학교에서 훌륭한 스승들에게 교육을 받은 데 대한 고마움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며 “바람이 있다면 지금 함께 이 자리에 계신 조완규 은사님이 건강하셔서 향후 후학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대 과학기술유공자(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이현순 유공자는 후배 엔지니어 육성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유공자는 “엔진과 자동 변속기의 설계개발은 창조적이면서도 앞선 신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였기 때문에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몇 곱절의 노력과 열정, 도전 정신이 필요했다”며 “동료들과 도전과 희생을 감수한 끝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유공자의 자리에서 훨씬 더 뛰어난 후배 엔지니어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현순 과학기술유공자(두산그룹 고문)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서 기초의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범준 서울대 교수는 김정룡 교수의 유공자 헌정이 현재 백신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과학기술인들에게 격려가 될 것 같다고 전하며, “백신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서울대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동료 교수님들과 백신의 산업화를 위해 힘써주신 녹십자 관계자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범준 서울대학교 교수(故김정룡 과학기술유공자 아들)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한편,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현저한 과학기술인을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 예우·지원하고 있다. 2017년 최초로 32인을 지정한 이후, 2018년 16인, 2019년 12인, 2020년 9인, 2021년 8인 등 총 77명을 과학기술인유공자로 선정한 바 있으며, 2022년 신규 유공자 지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2021년 선정된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8인의 업적은 다음과 같다.
[자연분야, 3인]
ㅇ 고(故)명효철 고등과학원 원장
한국 수학의 위상을 높인 세계적인 수학자로, 미해결 난제인 ‘Albert 추측’ 해결 및 양자역학의 일반화에 관한 수학적 이론을 확립하여 한국 수학계의 국제적 위상 증진에 기여하였다.
ㅇ 고(故)이익춘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물리화학의 기초를 세운 화학자로, 교차작용상수로 유기반응 메커니즘 판별과 전이상태 구조 해석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국내 화학 연구의 국제화에 기여하였다.
[생명분야, 2인]
ㅇ 고(故)김정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간질환 연구의 선구자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혈청에서 최초로 분리하고, B형 간염 예방백신을 개발하여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하였다.
ㅇ 박상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생명공학의 기초연구를 선도하고 기반을 구축한 분자생물학자로,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설립과 국제백신연구소 국내 유치로 생명공학의 발전과 국제화에 기여하였다.
[엔지니어링분야, 2인]
ㅇ 고(故)변증남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 (울산과학기술원 명예교수)
한국 로봇연구의 선구자로, 최적화이론, 지능형 로봇, 퍼지이론 등 제어공학 분야를 선도하고, 국내에서 최초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였으며 지능로봇 연구로 다양한 용도의 로봇개발에 기여하였다.
ㅇ 이현순 두산그룹 고문
자동차 엔진 개발을 선도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공학자로, 알파·세타·람다·타우 등의 엔진과 변속기의 자체 개발로 한국 자동차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었다.
[융합·진흥분야, 2인]
ㅇ 고(故)김삼순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
균학 연구를 선도한 한국의 첫 여성 농학자로, 「한국산 버섯도감」을 출간하고, 느타리버섯 인공재배법 등 탁월한 연구성과와 한국균학회 설립으로 국내 균학 발전에 기여하였다.
ㅇ 정근모 과학기술처 전 장관
과학기술행정가이자 원자력 전문가로, 원자력 기술자립을 주도하였으며, 우수연구센터(SRC, ERC 등) 제도를 도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고등과학원 등 과학기술인재양성 핵심기관의 설립을 주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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